(이글은 한국언론진흥재단 '신문과 방송'에서 가져온것 입니다)
신문 이용행태 변화
신문의 생존과 르네상스
‘읽을거리’에서 찾아야
최영재/ 한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2013년 10월 19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 현장. 윤관석 민주당 의원이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자료를 인용하며 신문 산업이 위기에 처했으니 신문 산업 진흥을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자료를 보면 가구당 신문 구독률이 2002년 52.9%에서 2012년 24.7%로 떨어졌다는 것이었다. 같은 기간 종이 신문을 어떤 식으로든 읽는 비율, 즉 열독률은 82.1%에서 10년만에 40.9%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종이 신문의 위기는 정치권까지 나서야 할 정도로 심각해졌다.
종이 신문 구독률이 급락한 이유는 시사정보를 얻을 수 있는 대체 미디어로서 인터넷, 모바일 등의 등장과 확산에서 비롯됐다. 대체 미디어는 종이 신문 구독률 하락에 두 방향에서 영향을 미친다. 첫째는 종이 신문의 기사를 인터넷 포털이나 종이 신문 인터넷판에서 보는 ‘뉴스 이용매체의 전환’ 현상이고, 둘째는 스마트폰의 카톡 등 메시지나 게임, 동영상 기능 때문에 뉴스 이용시간 자체 가 줄어드는 ‘뉴스 이용 총량의 감소’ 현상이다.
신문 읽는 매체, 인터넷·스마트폰 이어 종이는 3위
먼저 종이 신문 대신 인터넷 포털이나 스마트폰을 통해 종이 신문 기사를 읽는 ‘뉴스 이용 매체의 전환’ 현상은 최근의 스마트폰 앱을 이용한 신문기사 읽기 등이 확산 되는 추세가 증명하고 있다. 언론진흥재단의 ‘2012년 언론수용자 의식조사’에 따르면, 지난 일주일간 신문기사를 읽은 경로를 복수응답으로 물은 결과 ‘PC를 통한 인터넷’이라는 응답이 57.4%로 가장 높았고 그 다음으로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가 47.4%를 기록했다. 종이 신문을 읽었다는 응답은 40.9%로 3위였다. 종이 신문을 통한 신문기사 열독은 이전 해까지 PC 인터넷에 이어 2위를 차지했으나 이제는 모바일 기기 이용에 밀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현상은 특히 젊은 층에서 두드러지는데, PC 인터넷 이용의 경우 20대 이하와 30대의 비율이 각각 88.5%와 83.7%에 달하고, 모바일 기기 이용 역시 20대 이하는 86.8%, 30대는 76%에 달했다.
반면에 종이 신문을 통한 신문기사 이용은 20대 이하에서 24.3%, 30대에서는 33.9%로 낮게 나타난다. 40대에서는 종이 신문과 PC 인터넷, 모바일 기기 등을 같이 이용해 신문기사를 읽는 것으로 드러났고, 50대 이상은 종이 신문 기사를 주로 종이 신문으로 읽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세대차이를 보여주고 있다<표1>.
그러나 이런 결과를 두고 이제 신문기사를 종이 신문 보다는 PC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에서 주로 읽게 됐다고 해석하기는 어렵다. 이 조사는 신문기사를 해당 매체를 이용해 읽은 경험이 있는지의 유무를 복수응답으로 측정한 것이기에, 실제로 신문기사를 얼마나 그 매체에서 많이 읽었는지 신문 열독 정도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종이 신문 구독률이 20%대 초반, 열독률이 약 40%
를 기록하고 있고, 대체로 종이 신문을 열독하는 사람은 PC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을 통한 뉴스 이용도 병행하고 있다. 또한 젊은 층일수록 종이 신문은 읽지 않고 인터넷 포털 뉴스나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경향을 감안할 때, 이런 조사결과는 당연한 귀결로 보인다. 다만 종이 신문 외에 PC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에서 종이 신문 기사를 얼마나 많이 읽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의 ‘2012년 한국미디어패널조사’ 결과는 이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이 조사에서는 실제 하루 평균 신문기사를 종이 신문, 데스크톱PC, 스마트폰 등 각 매체별로 어느 정도나 읽었는지 질문했다. 그 결과 응답자들(n=5,000명)의 하루 평균 신문 기사 열독시간은 20.8분이며, 매체별 신문 열독시간 점유율은 종이 신문이 64.9%로 여전히 가장 높았다. 데스크톱PC, 스마트폰 등 전자매체의 점유율은 35.1%였다. 특히 스마트폰에서 신문기사를 이용한 시간은 한 사람당하루 평균 1.1분에 점유율 5.5%를 기록해 스마트폰을 이용한 신문기사 이용률은 극히 제한적임을 보여준다.
패널조사인 이 조사의 가구당 신문 구독률은 11.6%, 개인당 신문 열독률은 25.8%인 것으로 나타나 다른 조사와 차이를 보여주고 있어 조사결과를 일반화하기에는 한계가 있으나, 신문기사가 어느 매체에서 어느 정도나이용되는지의 경향성을 잘 드러낸다고 하겠다<표2>.
결국 인터넷, 스마트폰 등 새로운 매체 기술의 발전에 따라 종이 신문 열독률은 급락하고, 그 대신 인터넷 포털과 스마트폰 앱 등을 통한 대안적인 종이 신문 기사 읽기 추세로 나아가는 큰 그림의 경향성을 보여주지만, 결과적으로 사람들이 신문기사를 읽는 총량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는 잠정적인 결론을 내릴 수 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실시한 언론수용자 의식조사를 시계열로 분석한 자료를 보면, 신문의 열독시간이 지난 15년 동안 약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음을 알 수 있다. 1996년도 1일 평균 신문 열독시간은 43.5분이었는데, 2011년에는 17.5분으로 급격하게 감소했다. 반면에 텔레비전 시청시간은 하루 170여 분으로 10여 년간 거의 그대로 유지되고 있고 인터넷 이용시간은 2000년 하루 42분에서 2011년 79분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이런 결과는 사람들이 대거 신문기사 읽기를 중단하고 다른 매체로 떠났으며, 신문을 여전히 열독하는 사람들도 하루 평균 신문 열독시간이 줄어들었음을 시사한다. 이런 추세는 전반적인 신문 구독률과 신문 열독률의 하락에도 나타난다. 더욱 극명한 사례는 언론진흥재단의 유사한 시계열 분석 내용이다. 1988년 20대였던 사람들은 당시 92.9%가 신문기사 읽기를 했는데, 1998년 30
대가 되어서는 89.5%, 또다시 10년 뒤인 2008년 40대에 들어서는 68.3%만 신문 열독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언론수용자 의식조사 시계열 분석, ‘신문과방송’, 2012년 8월호, 김위근·오수정).
더욱 심각한 점은 신문을 열독하는 사람이 신문 읽는 시간이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부분만을 별도로 측정한 사례는 발견하지 못했지만, <표3>에서 신문 이용시간이 급락하는 데서 일정 부분 추정해볼 수 있다.
신문의 선호도, 매력도 등이 급락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조사결과도 잇따라 나온다. 한국광고주협회가 주관한 2010년 미디어리서치 전국 1만 명 대상 조사결과에 따르면, 일상생활에서 가장 밀접한 미디어는 TV(65.6%)-인터넷(26.2%)-신문(3.8%)-라디오(2.7%)-휴대용디지털미디어(1.6%) 순으로 나타나 신문 선호도는 겨우 3%대에 그쳤다. 가장 신뢰하는 매체도 KBS(33.3%)-MBC(24.8%)-네이버(9.7%) 순이었다.
가장 좋아하는 미디어는 TV(63.4%), 인터넷(27.3%), 신문(4.3%), 라디오(3.1%), 휴대용디지털미디어(1.7%) 순이었다. 이밖에 ‘뉴스를 보기 위해 가장 많이 이용하는 매체’는 KBS(34.9%), MBC(26.3%), 네이버(10.0%), SBS(8.2%), YTN(6.0%), 조선일보(3.0%), 다음(2.8%) 순이었다. 영향력이 큰 매체 역시 KBS(53.9%), MBC(22.6%), 네이버(8.8%), SBS(6.4%), 조선일보(2.3%) 순으로 신문은 거의 순위에도 끼지 못했다.
대다수 신문 절독자 ‘읽을거리 없어서’
여전히 종이 신문을 읽는 사람조차도 과거와 비교해 요즘은 신문에서 읽을 게 너무 없다는 평가가 자주 나온다. 이미 인터넷 등에서 노출된 정보들을 재배치해놓을 뿐이니 제목만 보고 신문을 넘기다 보면 어느새 신문을 다읽고 마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미국 퓨(Pew)연구소의 2013년 서베이에 의하면 응답자 2.000명 가운데 31%가 신문이 지금까지 익숙하게 즐겨 읽었던 기삿거리를 더이상 제공해주지 않기 때문에 신문 구독을 중단했다고 답했다. 이런 경향은 전통적인 신문 열독집단인 학력, 소득, 연령이 높은 집단에서 더욱 강했다. 결국 속보 경쟁에서 밀린 신문을 그래도 여전히 열독하고 있는 사람들은 신문 저널리즘 고유의 심층-탐사-기획 기사 때문에 신문 열독자로 남아 있다는 얘기이다. 미국 등지에서 주말판 신문이 상승세를 타는 이유도 그때문일 것이다. 또 한편에서는 ‘이동형 인터넷 멀티미디어 뉴스’ 형태의 신문도 추진되고 있고, 새로운 멀티미디어형 신문 독자군의 출현도 멀지 않아 보인다.
http://www.mediagaon.or.kr/jsp/mdata/monthly_view_other.jsp?seq=5644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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