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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리즘 따라잡기/연구/논문

실패에서 배우는 미디어 기업의 생존전략(2.실패한 미디어 기업의 사례들)

(이 글은 한국언론진흥재단 해외미디어 동향에서 가져온 것 입니다)


실패에서 배우는

미디어 기업의 생존전략


2. 실패한 미디어 기업의 사례들




3 ) 구독환경을 무시한 디지털 전환 : 타임스 피키윤 오브


뉴올리언스(The Times-Picayune of New Orleans)

타임스 피키윤은 1837년에 창간하여 176년이란 역사를 가진 신문사로 뉴올리언스 지역의 유일한 일간지이다. 허리케인 카트리나(Katrina)라는 자연재해로 건물이 폐쇄되는 악조건 속에서도 근처 도시 바통 루즈에 임시 사무실을 개설하여 온라인 신문을 통해 뉴올리언스 지역에 뉴스를 계속해서 전달하기도 했다. 그리고 타임스 피키윤의 웹사이트(NOLA.com)에 게시판과 블로그도 만들어서 피해 주민에게 도움을 주는 활동을 했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커뮤니티를 재생시키려는 이 신문사의 다양한 노력으로 시민 저널리즘의 표상이라는 칭송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인해 신문사 건물이 부서지면서 피해를 입었고, 디지털 혁신이 가져온 구조적 변화에 따라서 구독자와 광고주가 떠나가면서 타임스 피키윤도 직접적으로 타격을 받게 되었다. 타임스 피키윤은 2012년에 절반에 가까운 직원을 해고 하고 신문 발행 횟수를 주3회(수요일, 금요일, 일요일)로 제한하는 결정을 내렸다. 디지털에 집중하려는 전략이었지만, 독자들의 반응은 격렬한 반대로 이어졌다. 결국, “피키윤을 구하자(Save the Picayune)”라는 페이스북 페이지와 트위터 계정을 만들어 반대 여론을 모으기 시작했고 거리 집회도 연이어 벌어졌다[그림8]. 타임스 피키윤의 디지털 전환이 장기적으로 볼 때는 도움이 될 수도 있는 전략이지만, 현재의 상황과 조건을 고려할 때 디지털 중심 전략은 무리하게 추진된 점이 있다. 뉴올리언스는 미국에서도 가난한 지역에 속하며 디지털 환경도 좋지 못한 도시다(Chittum, 2013). 뉴올리언스 시민의 1/3정도는 아직도 집에 인터넷이 연결되어 있지 않다. 더욱이 타임스 피키윤의 디지털 전환에 대한 준비가 잘 되어 있는 것도 아니었다. 웹사이트 디자인도 쓰기가 불편하고, 홈페이지에서 기사를 찾는 일도 쉽지 않았다. 디지털 전환을 매끄럽게 할 수 있는 기본적인 준비도 부족한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종이신문의 발행만 줄이자 기존 구독자들을 화나게 하는 역효과가 발생하였다.





뉴올리언스 피키윤의 실험 자체가 완전히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그 변화가 가져올 수 있는 충격을 충분히 감안하지 못하고 추진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대안이 될만한 다른 일간지가 거의 존재하지 않는 도시라는 점을 믿고 디지털화 전략을 무분별하게 쓰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뉴올리언스 근처 도시 바통 루즈(Baton Rouge)에 있는 신문사 애드버킷(The Advocate)이 뉴올리언스판 일간지 발행을 2012년 9월부터 시작해서 12월에 벌써 2만 3,500명의 구독자를 확보하였다. 이러한 사례는 심각한 수준의 구독자 이탈은 아니라 하더라도 계속되는 전략이 실패를 하게 되면 장기적으로 구독률에 큰 타격을 받을 수 있음을 암시한다. 뉴올리언스 피키윤의 사례를 통해서 알 수 있는 것은 디지털 전환이라는 새로운 실험과 기존의 미디어 환경 사이에 적절한 균형을 찾아야 한다는 점이다.


4 ) 주간 시사잡지의 추락 : 뉴스위크(Newsweek)


뉴스위크는 1933년에 창간되어 타임(Time)에 이어서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의 주간 뉴스잡지로 성장하였다. 뉴스위크는 미 전역을 아우르는 것을 넘어서 국제적인 명성까지 확보하며 굵직한 사회적 이슈가 되는 뉴스를 만들어 타임과 서로 경쟁해왔다. 뉴스위크의 구독자가 1998년에는 340만 명에 이르기도 하였지만 2008년과 2010년 사이에는 구독부수가 55%나 급락하였다[그림9]. 또한 미국 잡지발행인협회의 출판정보국 자료에 따르면 2002년부터 2012년까지 뉴스위크의 광고 페이지가 약 60% 정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Matsa, 2013). 뉴스시사 잡지의 시장이 전반적으로 안 좋은 편이었지만, 뉴스위크의 상황은 쉽게 회복하기 어려운 재정적 재앙에 가까운 것으로 평가되었다.





뉴스위크는 결국 재정적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2010년 8월에 시드니 하만(Sidney Harman)에게 팔리게 되었다. 이후 2010년 11월에 인터넷 뉴스 사이트인 데일리 비스트(The Daily Beast)와 합병하게 되었지만 시너지 효과를 보지 못했다. 두미디어 기업의 합병 이후에 데일리 비스트 편집장인 티나 브라운(Tina Brown)이 뉴스위크도 총괄하게 되면서 전체적인 편집의 변화와 함께 색다른 기사 내용으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뉴스위크는 전통적으로 정치나 세계정세를 주로 다루었는데, 패션이나 대중문화 섹션을 강화하고 가벼운 주제도 함께 다루는 방향으로 바뀌게 되었다. 대중적 주목을 받기 위해 섹스 중독이나 게이 대통령 같은 선정적이고 논쟁적인커버 기사를 내보내기도 했지만 결국에는 큰 도움이 되지는 못했다. 티나 브라운 체제의 뉴스위크는 이러한 획기적 시도와 변화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재정상태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뉴스위크는 2012년 12월 31일 마지막 종이잡지를 발행하고 디지털 전용 잡지로 전면 전환하였다[그림10].





뉴스위크가 종이잡지를 포기하고 디지털 전환을 서두를 수밖에 없었던 것은 그만큼 회사의 위기가 절박했기 때문이다. 기하급수적으로 구독자는 줄어들고, 광고수익도 급감하고 있지만, 그것을 보완할 수 있는 새로운 수입원은 마련되지 않았다. 게다가 종이잡지를 발행하는 비용은 엄청나게 늘어나서

적자 규모를 감당할 수 없었다. 뉴스위크가 2009년에 지출한 금액이 2억 2,200만 달러인데 그 중 절반에 가까운 1억 200만 달러가 종이잡지를 제작하고 배달하는 비용으로 쓰였다(Chittum, 2010).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더 이상 수익이 나지않는 종이잡지 부서를 없애고 디지털로 전환하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디지털 전용 잡지로 거듭난 지 채1년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 그 성과를 말하는 것은 무리다. 디지털 전환을 시도했다 하더라도, 일정기간 동안의 투자는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5 ) 고비용의 지역 뉴스, 어려운 선택 : 패치 미디어(Patch Media)

패치 미디어는 미국의 지역 뉴스 및 정보를 전달하는 AOL소유의 새로운 플랫폼이 다. 패치는 2007년에 팀 암스트롱(Tim Armstrong), 워렌 웹스터(Warren Webster), 존 브로드(Jon Brod)에 의해 설립되었고 2009년에 AOL에 인수되었다. 인수 직후에 암스트롱이 AOL의 CEO가 되었다(Morris, 2013). 2009년 2월에 3개의 웹사이트로 시작했던 패치는 3년여가 지난 2013년 6월 현재, 워싱턴 DC를 포함하는 미국 23개 주의 900개의 지역 및 소지역(hyperlocal)의 뉴스 웹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그림11]. 





패치는 소지역 사이트들을 위한 플랫폼을 제공함으로써, 신뢰도 높은 지역 뉴스 및 정보의 원천이 되고자 하며, 지역의 전문 편집자들 및 사진가들에 의해 운영되어 왔다. 또한 패치는 토론에 참여하고, 이벤트 정보를 포스팅하고 블로깅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공유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최고의 온라인 플랫폼이 되고자 하는 전략을 구사해왔다(AOL, 2012). 패치에서 다뤄지는 주제는 학무위원회 회의, 지역내 사업체 및 인근지역의 뉴스 등이있는데, 이는 AOL이 다이얼 접속(dial-up) 서비스 제공업체에서 광고에 기반한 콘텐츠 공급업자로 변신하고자 하는 전략의 일환이기도 하다(Morris, 2013). 


패치는 지역사회와의 협력을 위해 ‘패치유(PatchU)’라는 파트너십을 구축했다. 이것은 지역의 패치 온라인 뉴스와 미국의주요 언론학과에 재학 중인 대학생들을 미래의 저널리스트로 육성하는 프로그램인데, 이를 통해 학생들은 학점을 획득함과 동시에 인턴십을 통해 패치의 지역 편집자의 지도를 받을 수 있다. 참여 대학교로 뉴욕시립대(City University of New York), 노스캐롤라이나대(University of North Carolina), 노스웨스턴대(Northwestern Univeristy), 미주리대 저널리즘스쿨(Journalism School, University of Missouri) 등의 13개 대학이 있다(AOL, 2010). 또한 아메리칸 익스프레스(American Express)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수백만 명의 패치 고객들에게 전자상거래 및 결제를 위한 플랫폼을 제공하기도 했다. 2011년 기준으로 패치에는 85만여 개 소상공인의 리스트가 실려있다. 이외에도 소상공인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독점적인 콘텐츠와 더불어, 패치 파트너 서비스를 도입하기도 했다(AOL, 2012).


그러나 AOL의 패치 서비스는 검증되지 않은 비즈니스 모델에 너무 많은 돈을 투자하고 있다는 이유로 오랫동안 투자자들의 논쟁거리가 되었다. AOL은 패치사이트를 개발하는 비용으로 3억 달러 이상을 사용했으며, AOL이 패치 미디어를 운영하기 위해 2011년까지 사용한 비용은 1억 6,000만 달러에 이른다. 사이트가 공개된 이후에 패치의 운영비용이 상당히 줄어들긴 했지만, 패치의 2012년 매출은 3,500만 달러에 그쳐, 목표였던 4,000만 달러는 달성하지 못했다(Hagey, 2013a). 이러한 고비용 구조는 AOL의 패치에 대한 전략에 문제를 제기하던 Starboard Value LP 투자그룹과 의 갈등을 일으켰다(Hagey, 2012). 

이러한 투자자들의 불만에 대응하기 위해, AOL의 CEO 암스트롱은 패치 부서들의 평가를 실시했고, 총 900개 사이트 중에 1/3만이 성공적이며, 또 다른 1/3은 곧 수익이 날 가능성이 높은 반면, 마지막 1/3은 잠재적으로 폐쇄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따라서 AOL은 900개의 사이트 중 150개를 폐쇄하고, 또 다른 150개 사이트에 대해서는 새로운 파트너를 찾기로 결정했다. 이와 더불어 직원들의 정리해고도 곧바로 실시했다. 암스트롱은 이미 2013년 초에 40여명의 직원을 해고했고, 편집구조를 단순화시킴으로써, 20명이었던 지역 편집자를 20명에서 9명으로 줄였다(Morris,2013).

적정 규모의 서비스 이용자를 구축하기 위해 필요한 풍부한 지역뉴스를 생산하고, 보다 많은 광고주를 끌어들이기 위한 비용이 패치 플랫폼을 이용한 다양한 사업들을 통해 벌어들이고 있는 매출을 훨씬 상회하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이다. 지역뉴스 보도에 필요한 높은 비용은 NBC 뉴스, 뉴욕 타임스(New York Times), 워싱턴 포스트(The Washington Post) 등이 온라인을 통한 지역뉴스의 보도를 그만두게 된 결정적 이유였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Hagey, 2013b), 패치의 비용절감 노력이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지 아직은 알 수 없다.


6 ) 너무도 야심 찼던 도전, 너무도 평범했던 콘텐츠

: 더 데일리(The Daily)

2011년 2월 월스트리트 저널, 뉴욕포스트와 폭스뉴스를 소유하고 있는 뉴스코퍼레이션(News Corporation)이 더 데일리(The Daily)라는 태블릿 전용 뉴스앱을 시장에 내놓았다. 뉴스코퍼레이션이 처음부터 야심차게 기획한 더 데일리는 애플의 아이패드용 앱으로서 무료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었다. 처음 2주간의 무료 시험구독 이후에 구독료를 지불하는 방식이었는데, 구독료는 일주일에 99센트였고, 1년 구독료는 39.99달러였다. 더 데일리의 시도는 전통적인 미디어 기업 소유의 인쇄 미디어로는 처음으로, 구독료와 광고를 결합한 비즈니스 모델과 웹의 멀티미디어 및 상호작 용성(Interactivity)을 융합시키고자 한 야심찬 기획이었다. 발행된 콘텐츠는 모두 더 데일리에서 생산된 독창적인 콘텐츠였으며, 각 이슈당 그 양은 약 100페이지에 달했다. 신문 모델을 기반으로 했지만, 뉴스앱의 레이아웃은 타임이나 뉴스위크같은 그래픽 중심의 잡지에 가까웠다. 또한 웹문서와 비슷하게 더 데일리는 다른 웹 콘텐츠와 연결 기능을 제공했고, 라이브 트위터 업데이트 기능도 탑재하고 있었다. 더 데일리의 독자들은 트위터, 페이스북, 이메일 등을 통해 기사 링크를 공유할 수도 있으며, 공유된 스토리는 비구독자도 무료로 읽을 수 있었다. 광고는 전통적인 배너광고 대신에 전면광고만이 실렸으며, 뉴욕과 로스앤젤레스에만 사무소가 있었기 때문에 의미있는 로컬 뉴스 보도는 이루어지지 못했다. 더 데일리의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구독자의 위치 정보 입력이 이루어졌지만, 이 정보는 단지 지역 날씨 예보나 자신의 스포츠 지역팀의 경기결과 업데이트 외에는 지역에 맞춤화된 정보를 제공하지 못했다(Pegoraro, 2011). 시장에 나온 후 1년여 동안, 애플 아이패드로만 서비스가 되었고, 2012년이 되어서야 안드로이드용 앱이 출시되었다(Horn, 2012). 


이러한 야심찬 시도와 달리 더 데일리는 2011년 2월 사업을 시작한 이후 계속된 고비용 운영구조 때문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더 데일리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일주일에 50만 달러가 필요했다. 뉴스코퍼레이션의 루퍼트 머독은 더 데일리 뉴스앱이 손익분기점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일주일에 99센트의 구독료를 지불하는 50만 명의 구독자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시장에는 다른 경쟁 신문이나 잡지들이 만든 인터렉티브 뉴스앱이 넘쳐났고, 사업을 시작한지 1년이 훨씬 넘은 후에도 목표로 한 50만 명의 구독자를 모으지 못했다(International Business, 2012). 결국 이러한 난관을 타개하기 위해 2012년 8월 뉴스코퍼레이션은 더 데일리의 170명의 직원중 1/3에 가까운 50명을 정리해고하고 뉴스편집을 인기 있는 특집기사 중심으로 조

정하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실시하기도 했다. 더 데일리는 10만 명 이상의 유료구독자를 가지고 있었지만, 매년 3,000만 달러의 적자를 보고 있었다(Tsuruoka, 2012).


구조조정을 통한 자구책에도 불구하고 더 데일리는 2012년 12월 15일에 폐간되었다[그림12]. 이와 더불어 뉴스코퍼레이션은 월스트리트 저널, 뉴욕

포스트, 하퍼콜린스를 포함하는 뉴스코퍼레이션과 폭스방송사, 폭스뉴스와 20세기 폭스 스튜디오를 포함하는 엔터테인먼트 부문인 폭스그룹 두개의

독립된 회사로 분리가 발표되었다. 더 데일리와 관련해서, 뉴스 코퍼레이션의 루퍼트 머독은 “불행히도 우리의 경험은 더 데일리의 비즈니스 모델이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하다는 것을 확신시킬만큼 빠르게 충분한 독자층을 찾지 못하였다”고 말하며 아쉬움을 표했다. 일부 저널리스트들은 애플 아이패드의 인기에 힘입어 더 데일리가 신문의 미래 모델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그러나 더 데일리에 대한 평론가들의 평가는 긍정적이지 못했고, 소프트웨어의 결함에 대한 불만도 출시 이후 계속되었다. 뉴스에 대한 폐쇄적인(walled-garden) 접근방식도 많은 비판을 받았다. 소비자들은 인터넷의 다른 뉴스사이트들과 충분히 차별화되지 못한 서비스를 쓰려고 구독료를 내는 것을 주저하였다(Seitz, 2012a).





더 데일리는 사업 시작 단계부터 필요이상의 많은 비용을 지불했다. 더 데일리의 운영을 위해 1년에 2,600만 달러의 비용이 들었고, 더 데일리를 위한 콘텐츠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도 수백만 달러를 지불해야만 했다. 더 데일리는 다양한 수용자 집단층의 기대수준을 충족시키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장년층 소비자들은 더 데일리가 일반 신문이나 잡지를 디지털 포맷으로 변환시킨 형태이기를 바랐고, 1960년대 초반에서 1980년대 초반 사이에 출생한 X-세대들은 웹페이지 같은 온라인 콘텐츠와의 연결성을 중요시했으며, 이보다 젊은 세대들은 더 데일리에서 순수 모바일앱의 기능을 기대했다. 포레스트 리서치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온라인 콘텐츠가 그들의 직업에 도움이 되거나 사진, 요리, 음악처럼 사람들이 열정적으로 몰입하는 취미와 직접적으로 연결될 때만 유료 콘텐츠에 대한 지불의사를 보인다고 한다. 그러나 더 데일리의 내용은 너무 일반적이었고, 소비자가 지불의사를 보이는 두 가지 이유의 어느 것에도 해당하지 못했다(Seitz, 2012b).


7 ) 방송 뉴스도 인터넷에 밀리다 : CNN

1980년 테드 터너에 의해 설립된 CNN(Cable News Network)은 미국의 케이블 및 위성 뉴스방송 채널로서 최초의 24시간 뉴스채널이었다. CNN은 걸프 전쟁이나 대통령 선거 같은 중요한 이슈들에 관한 생생한 소식을 24시간에 걸쳐 전달하면서 전세계적으로 그 영향력을 넓혀왔다. 특히, 1981년 CNN에서 비디오 저널리스트로 시작해서, 2003년 5월 CEO의 자리에 오른 짐 월튼(Jim Walton)의 재임기간 동안 CNN은 6년 연속 수익률이 성장했고, 탄탄한 디지털 사이트 운영과 200개 이상의 국가에서 CNN의 뉴스를 전송하는 등의 활동을 통해 네트워크 도달 영역을 꾸준히 넓혀왔다. 그러나 최근 미국에서 CNN의 영향력은 경쟁 뉴스방송사인 폭스뉴스(Fox News) 및 MSNBC 등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아이티 지진, 오바마 행정부의 건강보험 개혁 같은 굵직한 사건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2010년에 이르러 CNN의 프라임타임 시청률은 45%나 하락하였다. 미국내 프라임타임 시간대의 광고매출이 CNN Worldwide의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에 그쳤기 때문에 기업의 수익률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지만, 2009년과 2010년의 성적은 네트워크의 이미지에 큰 피해를 입힐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Guthrie, 2010). 2010년 8월 15일 시청률 자료에 따르면, 동부시간 기준 8시와

11시 사이 CNN 시청자의 수는 2009년에 비해 38%나 하락했다. 폭스뉴스, MSNBC, HLN 등 다른 뉴스네트워크의 프라임타임 시청률 역시 하락세를 보이긴 했지만, CNN만큼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지는 않았다(Ovide and Schechner, 2010). 2002년 이후 폭스뉴스에 뒤처져 2위에 머물던 시청률은 2010년에 이르러 MSNBC에게까지뒤지는 지경에 이르게 되었다(Umstead, 2012)[그림13].





월터 크롱카이트(Walter Cronkite) 같은 유명 뉴스앵커에 이끌려서 저녁뉴스 방송을 보던 시청자들의 숫자는 차츰 줄어들고 있는 추세이며, 점점 더 많은 미국인들이 TV보다는 인터넷 뉴스사이트나, 페이스북, 트위터 등의 사회관계망 서비스를 통해 뉴스를 접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CNN이 추구하는 중립적인 스트레이트 뉴스보다는 폭스뉴스나 MSNBC같은 회사들의 경우, 주요 뉴스에 대한 의견 및 논쟁을 중심으로 하는 프로그램들을 저녁시간대에 배치하여 인기를 끌고 있다. 그리고 방송사의 뉴스인력들도 꾸준히 감축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Ovide and Schechner, 2010).

이 같은 어려움을 타개하려고 CNN은 4개의 저녁시간대 쇼의 진행자 중 3명을 교체하는 등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다. 2011년 1월, 영국 타블로이드 신문 출신 언론인인 피어스 모건을 래리 킹(Larry King)의 후임으로 캐스팅했고, 전직 뉴욕 주지사 엘리엇 스플리처(Eliot Splitzer) 같은 유명인들을 2010년 10월 저녁시간대 쇼의 진행자로 영입하기도 했다(Ovide and Schechner, 2010).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CNN은 2012년 5월 20년만의 최저 월간 시청률을 기록하기에 이르렀다(De Moraes, 2012). 이에 월튼은 2012년 7월 CNN에는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하다며 CEO의 자리에서 은퇴한다고 발표했다. 월튼에 이어 제프 주커(Jeff Zucker)가 2013년 1월 CNN Worldwide의 새로운 CEO로 임명되었다. 주커의 경영아래, 유명 TV 진행자이자 쉐프인 앤소니 보뎅(Anthony Bourdain)의 음식 문화 여행기인 파트 언노운(Parts Unknown)과 같은 프로그램이 좋은 반응을 얻어, 현재는 두 번째 시즌 방송을 계획하고 있다(International Business, 2013)(편집자주: CNN은 9월 16일 시즌2 첫 방송을 내보냈다.)[그림14]. 





CNN은 수퍼사이즈미(Super Size Me)로 유명한 아카데미상 후보 출신 다큐멘터리 감독인 모건 스퍼록(Morgan Spurlock)이 마리화나 재배자, 이주민 농장 노동자 등의 미국의 다양한 서브컬처를 소개하는 주말 시리즈를 제작 방송하고 있기도 하다(De Moraes, 2012). 아직 폭스뉴스를 따라잡는 데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러한 시도를 통해 2013년 봄부터 CNN은 다시 경쟁사 MSNBC를 시청률에서 앞서기 시작했다. 2009년 이래 처음으로 2위로 올라선 것으로, 평균 66만 6,000명의 프라임 타임 시청자가 CNN을 시청하였으며, 이것은 이전 시즌에 비해 50%나 증가한 수치다(International Business, 2013). 


8 ) 경쟁자가 많은 콘텐츠의 한계 : 고메 매거진(Gourmet Magazine)

고메 매거진은 음식과 와인에 관한 내용을 중심으로 하여 1941년 처음 출간되었으며, 2009년 11월호를 마지막으로 폐간된 콘데 네스트(Condé Nast) 산하의 월간 잡지이다. 폐간 전에 고메 매거진의 광고매출은 2009년 초부터 6개월 동안 43%의 큰 하락을 보였고, 이에 모회사인 콘데 네스트는 고메 매거진의 폐간을 결정하기에 이르렀다(NPR, 2009). 고메 매거진은 2009년 11월을 끝으로 더 이상 출판되지 않았지만, 고메 브랜드는 콘데 네스트의 서적, TV 프로그램 제작, 레시피 제공 웹사이트인 에피큐러스(Epicurious.com) 등을 통해 살아남았다.

1941년 이래 68년간 독자들을 만나왔던 고메 매거진은 미국 최초의 음식잡지로서, 미국에 고급 프랑스요리를 소개한 줄리아 차일드(Julia Child)나, 살림의 여왕으로 유명한 마사 스튜어트(Martha Stewart)가 등장하기 전부터 음식문화에 대한 새로운 지평을 연 것으로 유명했다(NPR, 2009). 일부 독자층으로부터 엘리트주의적인 관점을 가진 잡지로 평해지며, 비판적인 시각을 가진 이들도 있었지만, 고메 매거진은 많은 중상류층 음식애호가들의 인기를 얻고 있었다. 고메 매거진은 오랫동안 쉐프, 레스토랑 사업가, 음식전문가들 사이에서 가장 권위있는 음식잡지로 알려지며 음식문화에 많은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고메 매거진은 고급 레스토랑, 고급 휴양지 등에 대한 기사와 더불어, 음식의 정치학(Food Politics), 유기농 농업, 음식장인 등에 대한 취재를 통한 심층기사 등으로도 정평이 나있었다(McLaughlin, 2009). 고메 매거진의 폐간이 결정될 당시에도, 가판판매는 25%까지 하락을 보였음에도 ABC 협회(Audit Bureau of Circulations)에 따르면 구독자 수는 지난 10년간의 최고점에 근접한 97만 8,000명에 이르렀다(McLaughlin, 2009). 그러나 인터넷 기술의 발전으로 인하여 경쟁자가 급속히 늘어나는 것이 고메 매거진의 하락에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였다. 고메 매거진은 무료로 레시피를 제공하고, 최신 내용을 담고 있는 음식과 관련된 많은 웹사이트들과 경쟁해야만 했기 때문이다. 오늘날의 음식 잡지들은 다양한 취향을 반영하는 방향으로 세분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다이어트와 건강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에게 소구하는 ‘쿠킹라잇(Cooking Light)’이나 식료품비를 절약하고자 하는 소비자층을 위한 ‘에브리데이 위드 레이첼 레이(Everyday with Rachel Ray)’같은 잡지가 이러한 추세를 반영하는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젊은 세대에게 고메 매거진의 레시피들은 인기를 끌지 못했고, 미래의 세대들은 블로그, 레시피 웹사이트, 푸드 채널 등을 통해 음식문화를 접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NPR, 2009).

콘데 네스트는 경쟁사인 ‘베터홈즈앤가든스(Better Homes and Gardens)’, ‘이팅웰(Eating Well)’ 등을 출판하는 메레디스사(Meredith Corp.)처럼 다이렉트 마케팅부서를 설립한다거나 모바일 마케팅, 인터렉티브 광고와 소셜미디어를 전문으로 하는 에이전시를 인수하는 등의 전환적인 방법들을 선택하지 않고 있다. 다른 경쟁사들은 달라진 미디어 시장에 맞춰 더 유연해지고 새로운 미디어 영역으로 확장을 도모하고 있지만, 콘데 네스트는 이러한 추세에 뒤처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Ives, 2009).

2010년 새로운 시장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콘데 네스트는 기존에 존재하는 고메 매거진의 콘텐츠와 새로운 내용을 동시에 포함하는 아이패드 앱인 고메 라이브(Gourmet Live)를 출시했다. 즉, 고메 라이브는 음식관련 기사, 레시피, 비디오 등을 포함하고 있는 멀티미디어 버전의 잡지라고 할 수 있다(Frucci, 2010). 콘데 네스트에 따르면, 무료 앱인 고메 라이브는 2년간 35만 5,000회의 다운로드 횟수를 보였다. 90만 명 이상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던 잡지로서 실망스러운 숫자라 할 수 있다 (Sivek, 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