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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리즘 따라잡기/연구/논문

3. 디지털 혁신과 저널리즘 원칙의 공존 : 주요 발표 사례들(2)

(이 글은 한국언론진흥재단에서 가져온 것 입니다)



3. 디지털 혁신과 저널리즘 원칙의 공존 : 주요 발표 사례들




2 ) ‘때론 한번에, 때론 나눠서’ : 종합 미디어 그룹


수용자들의 요구와 시장 환경의 변화는 언론사들의 구조 혁신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것이 사실이다. 이중에서 특히 최근에 두드러지는 경향은 종합 미디어 그룹으로의 탈바꿈이다. 이는 갈수록 콘텐츠 공급망의 경계가 무의미해지면서 콘텐츠의 생산부터 유통, 재활용에 이르기까지 하나의 미디어기업이 수행하는 것이 이전에 비해 훨씬 효과적이라는 판단에서다.




동시에 바꾸다 - 헬싱긴 사노맛


핀란드의 거대 미디어 회사인 헬싱긴 사노맛(Helsingin Sanomat)은 핀란드에서 가장 큰 신문사이다. 2013년 현재 36만 4,000부를 발행하고 있고 85만 9,000명의 독자가 있다. 총 140만 명의 순수 방문자가 웹사이트를 매주 이용하고 있다. 이외에 잡지, 텔레비전 방송사, 다운타운에 배포되는 무가지도 소유하고 있다. 이 신문은 사실 지난 몇 년간 독자의 감소를 계속 경험해 왔다. 이제는 뭔가 새로운 혁신과 파격을 시도하지 않으면 시장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음을 깨닫게 되었다. 한편으로 독자들의 요구는 계속 늘어났다. 디지털 신문 이용자들은 보다 나은 서비스를 요구했고 모바일 앱의 방문이 늘어나면서 앱 서비스도 개선하기를 바랐다. 이러한 독자들의 요구를 수용하여, 계량 유료모델을 이용해 종이신문과 디지털 서비스를 묶어서 판매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 성장속도가 너무 느렸다. 묶음 판매(Combo) 전략은 성공했지만 종이신문의 감소를 막을 수는 없었다[그림9].





이에 헬싱긴 사노맛은 태블릿의 등장을 위기가 아닌 새로운 기회로 활용했다. 즉 아이패드 이용자들의 참여도를 종이신문 이용자들의 참여도와 동일시하는 전략을 통해, 이용자들에게 온라인 콘텐츠의 가치를 홍보하는 데 집중하였다. 실제로 디지털화는 더 많은 콘텐츠를 독자들로부터 끌어낼 수 있도록 했으며, 이는 다시 독자들로 하여금 사노맛의 미디어를 이용함으로써 매체에 깊이 관여하고 좋은 질의 기사를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그림10].




또한 이 신문은 모바일 신문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켜주기 위해서 새로운 슬로건을 세우고 실행에 들어갔다. ‘강한 회사(strong company)’ ‘독창적인 신문 콘텐츠(unique quality contents)’ ‘미디어를 통한 영향력 확대(impactful media environment)’ 그리고 ‘독자들과의 관계 개선(deep reader relationship)’이 그것이다. 이를 위해 우선 신문의 크기를 타블로이드 사이즈로 줄였다. 아울러 텔레비전 방송 뉴스의 질 향상을 위해 노력했다. 종이신문과 텔레비전 방송, 모바일을 동시에 혁신함으로써 독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고자 하였고, 이후 성공적인 매출 상승을 경험할 수 있었다. 지금 사노맛의 디지털로의 전환 전략은 획기적이지는 않지만,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중이다[그림11].




다양한 형태의 통합 뉴스의 전달 - 베르덴스 강


노르웨이의 베르덴스 강(Verdens Gang)사는 종합 미디어사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종합 미디어의 특성을 살리기 위해 텔레비전(VG TV)의 현장성과 신문의 분석력을 접목시켰다. VG TV사는 기사를 일종의 스토리텔링의 시각으로 접근하였다. 이때 중요시한 것은 텔레비전의 현장 생방송이다. 뉴스를 취재하는 데 디지털 기술을 이용하여 현장에서 iPhone으로 생방송 뉴스를 진행한다. 동시에 웹사이트에는 그 내용을 보다 자세하게 기사로 작성하여 수용자들의 이해를 돕는다. 생방송, 스토리텔링, 분석형 기사를 아우르는 통합 뉴스 전달 시스템을 활용했다. 또한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독자들이 포스트한 글을 뉴스에 포함시켜 현장성과 독자들의 목소리 전달이라는 두 가지 목적을 달성하였다. 다만 이때 폭발 사건과 같은 경성 뉴스(hard news)와 저스틴 비버(Justin Bieber)의 공연 소식과 같은 연성 뉴스(soft news)를 동시에 비중 있게 다룸으로써 독자들의 지속적인 방문을 유도하기도 했다. 종합 미디어사로서 오락성을 배제한다면 독자들을 잃을 수 있음을 인지한 전략이었다.


관심을 끌만한 소재를 발굴하는 것도 중요하다. 얼마 전 VG TV에서는 100년동안 밀봉되어 있던 우편을 개봉하는 과정을 다큐멘터리로 제작하여 웹사이트에서 방영한 적이 있었다. 시리즈로 방영된 다큐멘터리에서는 그 우편의 역사와 배경, 개봉되는 순간까지 자세하게 다루어 소개함으로써 수용자들의 높은 관심을 끌었으며, 웹사이트의 트래픽도 계속 증가했다. 이 프로그램은 탐사저널리즘과 방송의 특성, 디지털 기술을 접목시킨 성공작으로 평가되었다. 이때 디지털 파격의 개념을 도입하여 지속적으로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올라온 수용자들의 글을 편집 방송하여 관심도를 더욱 높였다. 


이와 같이 삶에 대한 감동 스토리를 발굴하여 디지털 기술을 접목시킨 방송과 기사를 제작했을 때 성공 방정식이 성립된 셈이다. 그 결과 이전보다 제작비용도 줄었고 거대한 취재 트럭 등 고가의 취재장비도 필요하지 않았다. 아이폰(iPhone)을 이용한 촬영과 보도, 생방송 등이 이 종합 미디어 그룹의 경쟁력을 높인 사례이[다그림12].





디지털화에 맞춘 구조조정 - 페어팩스


호주의 종합 미디어 그룹인 페어팩스(Fairfax) 사는 종이신문, 매거진, 라디오 방송국 , IPTV, 모바일 앱을 운영하고 있다.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호주에서도 종이신문의 광고수입은 계속 감소하고 있고 느린 속도이기는 하나 디지털 광고수입은 증가추세에 있다. 이에 페어팩스는 적극적인 구조조정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수익구조 자체를 디지털 전환에 초점을 두고 다음 세 가지 차원에서 전반적인 재검토를 거쳐 비용삭감에 돌입했다.


▶ 뉴스룸 운영에 필요한 정확한 비용의 재산출

▶ 종이신문의 이점과 종이신문이 온라인 독자로 연결되는 정도에 대한 재검토

▶ 네트워크 확장에 따른 효과 점검


페어팩스가 구조조정을 위해 단행한 첫 번째 조치는 인쇄 매체인 시드니 모닝헤럴드(Sydney Morning Herald)와 디 에이지(The Age)의 디지털 사이트를 유료화한 것이다. 그리고 시드니와 멜버른의 거대한 윤전기 공장을 폐쇄하였다. 조직 면에서는 직원 수를 줄이고 광고 판매 및 관리, 독자 관리를 통합적으로 개편했다. 그리고 앱을 통한 수입, 웹사이트에서 파생된 사업 등의 인접사업(adjacent business)에 주목하고 새로운 사업 개발에 몰두했다. 필요할 경우에는 과감하게 아웃소싱을 단행하여 조직 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과다 지출을 줄여나갔다. 디지털 신문의 효과적인 관리를 위해 웹사이트 개발 시스템을 일원화하기도 했다. 이와 같이 비용에 근거한 적극적인 구조조정은 페어팩스 사가 종합 미디어 회사로서 생존하는 데 근간이되고 있다.



사업다각화 - 댈러스 모닝 뉴스


댈러스 모닝 뉴스(The Dallas Morning News)는 최근 새로운 자회사를 설립함으로써 회사 운영의 효율성을 제고하였다. 댈러스 모닝 뉴스의 모기업인 AH벨로(Belo)사는 2012년 500만 달러를 투자하여 3개의 회사를 설립했다. 투자의 목표는 우선3 년안에 투자대비 손익 분기점을 넘고자 하는 것이다. 매년 200만 달러의 수익을 창출한다는 목표로 지역 주민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고자 하는 데 주된 사업 목적이 있었다.


첫 번째 회사는 스피크 이지(Speak Easy)이다. 의뢰회사의 이미지 개발이나 관리(reputation management), 뉴스레터 제작, 의뢰인 관련 기사 작성 등을 담당하는 회사다. 다음으로 508 Digital은 검색 최적화(SEO) 및 이메일 마케팅(emailmarketing) 회사다. 웹사이트 디자인(website

design)과 소비자 조사 측정을 담당하기도 한다. 508 Digital 사는 2013년 3월까지 187개의 계약을 체결했다. 나름대로 성공을 거두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세 번째 회사는 크라우드 소스(Crowd Source)로 불리는 이벤트 회사다. 예술 전시, 지역 축제, 회의, 학회 등을 유치, 관리, 개최하고 운영한다. 최근 성공을 거둔 행사로는 One Day University(유명 대학 교수를 하루만 초빙하여 강의하고 일반인이 학생이 되어 수강하는 일일 학교)가 있다. 그 반응은 예상 이상이었으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사업 아이템이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각 분야에서 유명한 대학 교수를 초빙하여 몇 시간 동안 강의를 제공하는 서비스이다[그림13].





지역과 본사의 윈윈 전략 - 디지털 퍼스트 미디어


디지털 퍼스트 미디어(Digital First Media)는 미국에서만 800개 이상의 디지털 뉴스사이트(웹사이트, 앱 포함)를 소유·운영하고 있다. 종이신문 시장에서는 미국에서 두번째로 많은 발행부수를 유지하고 있다. 이렇게 거대한 조직을 관리하는 데 있어서 효율성은 비용절감과 효과적인 수익 창출에서 필수적인 요소이다.


이 회사는 썬더돔(Thunderdome)이라고 하는 콘텐츠 개발 협력 시스템을 개발하여 운영 중이다. 이 시스템은 지역 뉴스를 제외한 국내·외 뉴스, 웹사이트 관리를 중앙 본부에서 제작하고 관리한다. 디지털 퍼스트 미디어사에 소속된 신문사들의 기사 편집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분배하기 위한 조치다. 또한 썬더돔은 독자들의 이용을 분석하여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분야를 집중적으로 개발하고 육성하는 일도 맡고 있다. 그렇게 함으로써 지역 뉴스룸은 중앙 시스템의 지원으로 지역 뉴스에 더욱 충실을 기할 수 있게 되었다. 즉 지역과 본사의 윈-윈 전략인 셈이[다그림14].




중앙 썬더돔 본부에서는 속보를 신속하게 작성하고, 편집하여 지역으로 송신하는 등의 체계적인 뉴스 전달 방식을 사용함으로써 저널리즘의 신뢰도를 제고하고 안정된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다. 썬더돔 본부가 관리하는 분야로는 첫번째가 속보 기사다. 다음으로 특집 기사, 소셜 미디어 관리, 비디오 뉴스와 앱 관리가 뒤를 잇는다. 썬더돔은 현재 매주 250~300개의 기사를 제작·분배한다. 2013년 말까지는 500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이 기사들 중 20%는 자체 제작, 40%는 뉴스 서비스사나 파트너로부터 제공받는다. 나머지 40%는 디지털 퍼스트 미디어 사의 네트워크를 통해 제공받고 있다. 지난 4월 보스턴 마라톤 폭발 사건의 경우 보스턴 지역 신문사가 속보를 작성하고 썬더돔도 자체적으로 기사를 작성하여 속보로 자회사의 다른 신문사에 전송하는 방법을 이용하여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이글은 한국언론진흥재단 2013 해외미디어 동향_6월에서 가져온 것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