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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리즘 따라잡기/연구/논문

U.S.A - 광고수입 급감에 대처하는 미국 신문사들의 자세

<이글은 월간 신문과 방송에서 가져왔습니다>



[미디어 월드 와이드] U.S.A - 광고수입 급감에 대처하는 미국 신문사들의 자세





900년대 중반에는 미국 신문사 수익의 절반 정도가 광고수입이었다. 


1950년대 광고수입은 전체 수익의 68%가 됐고, 1970년 71%로 증가했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 광고수입은 82%를 차지한다. 


미국 신문사의 대부분 수입원이 광고라는 의미다. 


이런 수익구조를 두고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의 한 지역신문 기자는 “신문이 광고에 의존하다보면 광고주의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경우에 따라 기자 개인은 광고주로부터 독립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광고주의 편에 서기 쉬운 경영자의 뜻을 어기고 기자 개인이 독단적으로 행동하기는 쉽지 않다”라고 말했다. 


신문의 수입이 대부분 광고에서 나올 때 신문의 독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대형 신문사는 광고주의 압력을 꽤 잘 견딜 수 있었다. 


또 기자와 달리 경영진은 광고주의 압력에 좀 더 무딜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최근 광고수입에 의존하던 미국 신문사들이 수익을 얻을 다른 길을 찾아야 하는 이유는 ‘공정보도’ 때문이 아니다.

 

정작 광고가 신문을 떠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미국 신문 광고, 2007년 대비 절반 줄어


미국에서 신문의 광고수입이 급감하고 있다는 것은 놀라운 사실이 아니다. 


미국신문협회(Newspaper Newspaper Association of American)에 따르면 2007년 422억 900달러였던 신문의 광고수입은 지난해 191억 8,400달러로 절반 이상(54.5%) 감소했다. 


미국의 신문기업 경영자들이 우울할 만하다.


하지만 기자들은 좀 다른 시각에서 접근하기도 한다. 


광고수입의 감소가 신문사의 존폐를 결정할 만큼 큰 문제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좀 더 공정한 보도’를 하기 위한 기회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물론 신문사도 기업임을 고려하여 다른 곳에서 수익을 얻었을 때 얘기다. 


공정보도를 위해서든 생존을 위해서든 미국 신문 산업은 수익 다각화에 한창이다.


우선 올해 미국 신문 산업의 현황부터 알아보자. 


퓨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의 최근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신문 업계는 안정되고 있지만 여전히 위협받고 있다(Stabilizing, but Still Threatened).


미국 신문 산업이 안정되고 있다는 근거는 크게 네 가지다. 


첫째, 2007년부터 급감하기 시작한 신문 광고의 감소율이 다소 둔화됐다. 


최근 3년간 전년대비 20억 달러 이상씩 감소하던 신문 광고수익은 지난해 15억여 달러 감소에 머물렀다. 


이는 광고가 신문에서 떠날 만큼 떠났기 때문에 광고수입이 바닥에 머물면서 생긴 결과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 글에서 후반부에 다룰 신문들의 수입원 다각화에 따른 결과로 볼 수도 있다.


둘째는 온라인판을 유료화하는 신문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와 같이 대형신문뿐 아니라 지역의 소규모 신문까지 동참하고 있다. 


1,380개의 미국 일간지 중 450개가 온라인판을 유료화했다. 기존에 없었던 수익이 생긴 셈이다.


셋째, 신문사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워런 버핏(Warren Buffett)의 버크셔해서웨이(Berkshire Hathaway)가 대표적이다. 


넷째, 미국 경제가 조금씩 살아나는 징후가 보이고 있다. 다른 산업과 마찬가지로 신문 산업 역시 경기에 영향을 받는다.



종이 신문 떠난 광고, 모바일로 이동하지 않아


하지만 신문사의 광고수익은 온라인판을 고려하더라도 2006년 이후 6년째 계속 줄어들고 있다. 


인터넷판의 광고수익은 전체 광고수익의 15%에 도달했다. 


하지만 온라인 광고는 종이 신문 광고만큼 수익률이 높지 않다. 


지난해 미국 신문사는 온라인 광고 증가로 1달러를 벌 때 종이 신문 광고의 급감으로 15달러씩 손해를 봤다.


최근 몇 년간 미국 신문사들은 독자가 최신 모바일 기기를 이용해 신문을 보도록 하는 데 최선을 다했다. 


결과적으로 성공했지만, 모바일 기기의 광고시장은 아직 제대로 형성되지 못했다. 


독자는 종이 신문에서 모바일 기기로 넘어갔는데, 광고는 종이 신문을 이미 떠났음에도 모바일에는 도착하지 못한 상황이다. 


독자를 신문사의 콘텐츠에 잡아두는 데만 성공했을 뿐, 이를 수익으로 바꾸는 가장 큰 과제가 남은 셈이다.


언론사 전문 컨설팅업체를 운영하는 존 모튼(John Morton)은 신문사가 광고를 잃는 이유에 대해 콘텐츠의 질이나 독자의 수보다 소비자의 변화에 따른 것으로 해석한다. 


“예전에는 신문이나 TV 광고를 보고 특정 기업의 물건을 사거나 그 기업의 홈페이지에 접속했다. 하지만 이제 대기업이 늘면서 소비자들은 어떤 기업이 있는지 이미 기억하고 있으며, 바로 인터넷에 접속하면 된다. 많은 기업이 이메일로 그들의 상황을 매일 알려준다. 그렇다고 기업이 언론에 광고를 멈추지는 않는다. 하지만, 바보가 아닌 이상 예전처럼 광고를 자주 하지는 않을 것이다.”


신문 광고가 급감하는 상황에서 많은 미국 신문이 비용을 줄이는 정책을 택하고 있다. 


미국 남부의 대도시 뉴올리언스(New Orleans)의 일간지 타임피카윤(The Timeses-Picayune)은 지난해 주 3일만 신문을 발간하기로 했다. 


이로써 이 도시에는 대형 일간지가 모두 사라지게 됐다.


하지만 비용을 줄이는 대신 광고수입 외에 다른 곳에서 수익을 올리는 방법을 찾는 경우도 늘고 있다.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구독료를 올리고 독자를 늘리는 전략이다. 광고가 아니라 콘텐츠를 판 대금으로 수익을 얻는 것이다. 


사실 가장 이상적인 방법이지만, 신문콘텐츠에 대한 독자들의 가격저항이 큰 점을 감안할 때 가장 성공하기 어려운 전략이기도 하다.


뉴욕타임스는 지난해 배달판과 가판대 종이 신문 가격을 인상했다. 


정기구독료는 4% 높였고, 가판대 신문은 2달러에서 2.5달러로 올렸다. 


또 종이 신문과 온라인판을 묶어서 판매하는 전략을 택했다. 그 결과 구독료 매출은 2011년에 비해 10.4% 증가한 9억 5,29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처음으로 광고수입(2012년 8억 9,810억 달러)을 앞지른 수치다. 


지난해 온라인 광고는 5.1% 증가했지만 종이 신문의 광고 매출은 5.6% 감소했다. 


이 회사의 온라인 광고수입은 전체 광고수입의 25%에 불과하다. 광고수입의 감소에도 뉴욕타임스의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흑자로 돌아섰다.




(미국의 중소 신문인 네이플데일리뉴스는 판매조직을 지역에서 산업별로 바꾼 뒤 10%씩 성장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The Los Angeles Times)도 구독료 수입을 늘리기 위해 온라인판 구독료보다 온라인판과 주말 종이 신문을 함께 구독하는 비용을 더 저렴하게 받고 있다.


물론 뉴욕타임스의 전략은 온라인 유료화가 중심이다. 


하지만 종이 신문의 가격을 올려 광고수입의 하락분을 보충한다는 아이디어는 ‘역발상’에 가깝다. 


콘텐츠의 질에 있어 최고 수준인 몇몇 신문을 제외하고는 이런 전략을 구사하기 힘들다.

 

충성 독자가 적은 경우에는 독자들의 이탈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비용을 줄이거나 구독료를 올리거나


따라서 미국의 중소 신문들은 구독료 수입을 늘리기 위해 나름의 전략을 만들고 있다. 


플로리다(Florida)에 있는 네이플스데일리뉴스(The Naples Daily News)는 최근 10%씩 성장하고 있다.

 

비결은 판매조직을 지역 중심에서 산업 중심으로 바꾼 것이다. 


우리나라를 예로 들자면 충청권, 호남권, 경남권 등으로 나누어 판매를 하던 방식에서 음식업, 교육업, 미용업 등으로 나누어 영업을 하는 것이다.


발행인 데이브 닐(Dave Neill)은 “오전 9시에 정기 임원회의를 하는 것이 아니라 10시에는 마트, 11에는 네일숍, 12시에는 병원의 담당자들과 만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 신문은 신문의 콘텐츠보다 판매팀의 역량에 집중했다. 플로리다의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27.2%에 불과하다. 


종이 신문의 고정 독자층이 다른 곳에 비해 얇은 것이다. 


다른 이들이 광고의 감소로 종이 신문의 종말을 예견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을 때 이들은 다른 방식으로 판매 채널을 개척했다.


솔트레이크 시에 위치한 데저렛뉴스(Deseret News)는 신문의 독자를 명확하게 하는 작업을 했다.

 

워싱턴포스트(WP)가 정치기사의 대명사이듯 이 신문은 뉴스콘텐츠의 중점을 가족과 신앙에 두었다. 


2010년 직원의 43%를 해고하기도 했다. 그 결과 2010년부터 디지털 수입이 40% 이상씩 급증했다. 


평일 및 일요판 발행 부수도 지난해 9월에 전년대비 각각 33%, 90%씩 늘었다.



신규 사업 공격적으로 추진하기도


아예 신규 사업을 추진해 성공하는 중소신문사도 있다. 산타로사프레스데모크래트(Santa Rosa Press Democrat)는 지역 상인들에게 각종 온라인 마케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첨단 디지털 상담실 ‘미디어랩’(Media Lab)을 만들었다. 


이 미디어랩은 전체 디지털 수익의 약 25%를 올렸다.


컬럼비아데일리헤럴드(Columbia Daily Herald)는 전체 직원이 60명에 불과하지만 공격적으로 수익사업을 창출하고 있다.

 

2012년 한 해에만 온라인 구독, 온라인 마케팅 서비스, 온라인 티켓·쿠폰 발행, 전자상거래 사이트 개설 등 6개의 신규 수익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겼다. 


그 결과 지난해 손실률이 전국 평균 2%보다 훨씬 낮았다. 


무엇보다 온라인판 월 이용료(9.75달러)에 단 1달러만 더 지불하면 종이 신문을 볼 수 있는 가격 정책을 사용하면서 종이 신문의 독자를 늘리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데저렛뉴스는 콘텐츠를 가족과 신앙에 집중하는 전략을 선택함으로써 큰 성과를 거두었다.)



이외 부수적인 이익을 얻는 사업이기는 하지만 스포크맨리뷰(Spopokeman-Review)는 기념일의 1면을 액자에 담아 판매해 이익을 얻기도 한다.

 

품질보증서와 일련번호 등을 함께 제공하는데 본인의 생일이 인류가 처음으로 달에 착륙한 날인 경우, 대통령 선거 결과 발표일 등이 잘 팔린다고 한다.


위의 예처럼 많은 미국 신문사가 광고수입 급감에 다양한 방식으로 대처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신문사에는 하나의 공통점이 있는데, 변화를 모색한다는 점이다. 


164년 된 컬럼비아데일리헤럴드의 마크 파머(Mark Palmer) 발행인은 “신문업계의 유일한 최대 문제는 안주(complacency)하는 것이다. 


늘 이런 식으로 해왔다고 변명을 늘어놓는 기업이 있다면 그건 신문”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신문사의 변화 전략은 환경의 차이 때문에 한국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려운 부분이 많다. 


특히 인터넷 유료화나 종이 신문 가격 인상 등은 쉽지 않은 대목이다. 


그럼에도 그들의 노력하는 자세는 눈여겨볼 만하다. 광고수입이 급감하는 신문사의 현실은 어디서나 마찬가지이니 말이다.


이경주 / 서울신문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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