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한국언론진흥재단의 해외미디어동향 2013-4 에서 가져온 글 입니다)
<신문산업 생존을 위한 승부수, 뉴스 유료화>
세계 언론 동향 및 지역별 동향
1 ) 세계 언론 동향 2013
세계신문협회는 1989년부터 해마다 ‘세계 언론 동향(World Press Trends)’을 공개하고 있다. 발행부수, 열독률, 수익, 광고비, 디지털 독자 등 세계 신문산업의 현황을 살펴볼 수 있는 가장 권위 있는 데이터를 담고 있다. 올해는 세계신문협회 빈센트 페이레그네(Vincent Peyregne) 사무총장이 ‘2013 세계 언론 동향’ 보고서의 주요 내용을 총회 첫 세션에서 발표했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세계 성인 인구의 절반 이상이 일간신문을 읽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25억 명은 종이신문으로 읽고, 6억 명 이상은 디지털 신문을 보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 신문 산업은 전 세계적으로 연간 2,000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한편, 발행부수와 광고활동은 지역별로 다소 편차를 보인다. 2012년 신문 발행 부수는 전년도보다 0.9% 하락하는데 그쳤다. 아시아 지역의 증가분이 여타 지역의 감소분을 상쇄한 셈이다. 지역별로는 북미 6.6%, 서유럽 5.3%, 동유럽 8.2%, 중동·북아프리카(MENA) 1.4% 하락한 반면 아시아 지역은 1.2%, 호주·뉴질랜드 3.5%, 남미 0.1% 증가했다[그림1].
최근 5년간(2008~2012년), 전 세계 신문 발행부수는 2.2% 감소했는데, 그 기간 동안 유럽 지역의 하락세가 가장 두드러졌다. 서유럽은 24.8%, 동유럽은 27.4%의 하락률을 보였다. 북미 13%, 남미 0.8% 하락률보다 훨씬 높다. 반면 같은 기간 동안 아시아 지역의 신문 발행부수는 9.8% 증가했다. 중동·북아프리카(MENA) 지역은 10.5%, 호주·뉴질랜드는 1.0% 증가했다[그림2].
한편, 신문광고 수익부문에서 2012년 광고 수익은 전년 대비 2% 하락했다. 2008년 이후로는 22% 떨어졌다. 최근 5년간의 광고 수익 하락은 세계 최대 광고 시장인 미국이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기간 동안 미국의 광고 수익이 42% 감소했는데 이는 세계 광고 수익 감소분의 4분의 3에 해당하는 수치다. 미국 광고 수익이 크게 떨어진 이유는 미국 신문이 안내광고(classified ad) 의존도가 높기 때문인데 안내 광고의 약 80%가 디지털로 옮겨간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별 전년 대비 광고 수익 변동률은 북미 -7.6%, 서유럽 -3.4%, 동유럽 -5.6%, 호주· 뉴질랜드 –8.3%로 감소세를 보인 반면 남미 9.1%, 아시아 3.6%, 중동·북아프리카 2.3%로 증가세를 나타냈다. 최근 5년간 광고 수익 변동률은 북미 -42.1%, 서유럽 -23.3%, 동유럽 -30.2%, 중동·북아프리카 -22.7%, 호주·뉴질랜드 -24.9%였다. 반면 남미(37.6%)와 아시아(6.2%)는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제는 디지털 독자들을 어떻게 하면 더 붙잡아둘까 하는 것이 신문사의 가장 중요한 현안이 됐다. 전체 디지털 인구의 절반 이상(50.4%)이 신문사 웹사이트를 방문하는데, 인터넷 소비 측면에서 신문사의 비중은 극히 낮다. 신문사 사이트 방문 횟수로 따지면 전체의 6.8%에 그치고, 방문 시간도 전체 인터넷 사용 시간의 1.3%에 불과하다. 또 신문사 사이트 페이지뷰는 전체 페이지뷰의 0.9% 정도를 차지할 뿐이다. 즉 신문사 사이트를 찾는 사람(순방문자·Unique Visitors) 수는 많지만, 지속적으로 머무르며 계속 클릭하는 사례는 극히 적다는 얘기다.
유료 콘텐츠는 날로 늘어나고 있는 수익원이다. 미국에서는 신문사(publisher)의 48%가 온라인 유료 콘텐츠 모델을 채택하고 있는데 그중 40%는 계량제(metered)를 시행 중이다. 또 17%는 유료로만 콘텐츠를 제공하는 ‘전면 유료화’를 실 1시하고 있고, 33%는 프리미엄 콘텐츠에만 요금을 부과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모바일과 태블릿은 뉴스 소비자들이 택하는 매체로 급속하게 자리 잡고 있다. 미국·독일·프랑스 연구에 따르면 태블릿으로 뉴스 콘텐츠를 읽는 데 투자하는 시간은 종이 신문을 읽는 시간과 같았다. 전체 디지털 페이지뷰 중 모바일 또는 태블릿이 차지하는 비중이 20%쯤 된다(모바일 15%, 태블릿 4%).
이제 신문들은 광고나 지대 같은 전통적인 수익 창출 방식에서 점차 벗어나고 있다. 비전통적(non-traditional) 방식의 수익을 늘리고 있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신문사 전체 수익의 27%가 비전통적 사업 영역에서 나오는 것으로 집계됐다. 11%는디지털 수익, 8%는 광고와 연관된 고객 서비스 수익, 8%는 e커머스(e-commerce) 같은 신문 발행과 무관한 수익이다. 또한 2008년 이후 지난 5년간 싱글 카피(single copy : 가판대에서 판매한 신문) 판매율은 26%나 떨어진 반면 정기구독 부수 판매율은 8% 밖에 떨어지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종이신문과 디지털 신문을 패키지로 묶어 구독자를 모으는 방식이 앞으로 성공적일 수 있음을 보여주는 흥미로운 조사결과이다[그림3].
페이레그네 사무총장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결론을 통해 ‘2013 세계 언론 동향’을 정리했다. 첫째, 뉴스 미디어는 ‘프린트에서 디지털로’ 옮겨 가고 있다. 둘째, 인쇄매체는 여전히 강력한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으므로 투자를 계속해야 한다. 셋째, 우리는 독자들을 신문사 웹사이트로 유인하기는 했지만, 그들을 집중시키기에는 충분하지 않았다. ‘수용자 참여’가 미래의 관건이다.
2 ) 대표 사례 : 미디어그룹 개닛(Gannett)
USA 투데이를 발행하는, 미국 최대 미디어&마케팅 솔루션 회사인 개닛(Gannett)은 2012년 새로운 디지털 전략을 세웠다. 독자·광고주와의 연계를 최대한 강화하는 전략이다. 이 회사 신문 부문 회장인 로버트 디키(Robert Dickey)는 이번 회의에서 “지금은 과감하게 나서야 할 때”라는 주제로 개막 기조연설을 했다. 연설을 통해 개닛의 디지털 전략을 소개하며 혁신의 필요성을 역설했다[사진1].
특히 디키 회장은 “2012년은 개닛의 과거와 미래를 가르는 경계선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전략 결정 때 “우리의 역사적인 강점들을 기반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개닛을 1982년 설립한 USA 투데이의 발행사로만 알고 있는데, 실은 106년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에서 가장 큰 로컬 언론사”라며, “미국 전역에81 개 신문사와 23개 TV 방송국을 가지고 있다”고 회사를 소개했다. 이어 “로컬 저널리즘이 우리의 가장 중요한 판매물”이라고 강조했다.
디키 회장에 따르면 개닛은 현재 데스크톱과 모바일기기를 통해 6,800만 명의 정규 독자들을 만나고 있다. 그는 “디지털은 더 많은 사람을 더 빨리 잘 연결하는 방법을 간단히 제공한다”며, “소비자가 가치 있다고 여기는 건 적확한 콘텐츠이지, (콘텐츠의) 배포 방식이 아니라는 점을 우린 깨달았다”고 말했다.
개닛은 산하 신문들의 디지털 콘텐츠를 두루 보는데 요금을 부과하는 ‘All-Access Plan’을 창안했다. 단 USA 투데이는 유일한 예외로 ‘온라인 무료’를 유지하고 있다. 과금 방식은 ‘계량형(metered) 모델’이다. 전체 뉴스를 온라인에 제공하되 무료로 볼 수 있는 기사 건수를 제한하고 일정량 이상의 기사를 보려면 구독료를 내야 하는 방식이다. 디키 회장은 “유료 구독 가격과 무료 제공 기사 건수는 시장에 따라 달라지는” 전략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2012년 개닛은 6년 만에 부수·매출 면에서 놀랄 만한 성과를 거뒀다. 1억 달러이상의 매출을 바라보고 있다. 전체 매출에서 디지털 광고 부분이 28%를 차지하고 있는데 앞으로 비중을 높일 계획이다. 광고주들도 이런 변화를 함께 받아들이고 있다. “우리 광고주들은 독자들이 있는 곳에 자신들이 있기를 바란다”고 디키 회장은 말했다. 그는 또 “기자들에게 기사 쓰기에 필요한 툴을 제공하는 데 많은 투자를 했다” 면서 콘텐츠와 기자들에 대한 투자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덧붙여 “우리는 로컬의 자산을 활용할 것”이라고 했다. “이는 소비자들의 의견을 듣는 게 핵심”이라며 “우린 소비자들의 가정을 방문하고 그들의 지적을 기꺼이 받아들여 실천에 옮긴다. 우리가 콘텐츠에 할 수 있는 최고의 투자는 사람을 투자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개닛은 발행부수와 수익이 둘 다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개닛은 지금 ‘건강한 디지털 미래’로 나아갈 준비가 다 돼 있다. 우리는 계속해서 테크놀로지를 수용할 것 이다. 우리는 모든 시장에서 우리가 뉴스와 정보의 일등 소스가 되길 기대한다.” 디키 회장의 말이다. 그는 또 개닛의 경험을 토대로 타사 발행인들에게 몇 가지 조언을 전했다.
“(회사의 미래를 논할 때) 과감하라.”
“과거의 성공에 집착하지 말라. 과감하게 나서야 할 때다.”
“사람들의 생활에 영향을 끼칠 새로운 방식을 찾아라.”
“회사의 최고 강점이 무엇인지, 무엇을 기반으로 삼을 수 있는지, 목적이 무엇인지를 자문해보라. 용기가 있어야 첫 발을 내디딜 수 있다. 지금이야말로 전에 없이 가장 좋은 시기다.
미래를 향해 과감한 발걸음을 내디뎌라.”
(이글은 한국언론진흥재단의 해외미디어동향 2013-4 에서 가져온 글 입니다: http://www.kpf.or.kr/journal/mdata_result_view.jsp?ctg=%C7%D8%BF%DC%B9%CC%B5%F0%BE%EE%B5%BF%C7%E2&bd_seq=7466&pg=1&url=5)
- ‘계량 유료 모델(the metered-paywall model)’을 말한다. 이 모델은 각 신문사 마다 기준이 약간씩 다르긴 하나 독자 들이 매달 특정 디지털 신문의 기사를 일정량 만큼 무료로 읽으면 그 이후에는 지불을 해야 읽을 수 있도록 설계되 어 있다.(편집자 주)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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