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담한남자 2013. 11. 8. 08:00

사과데이


오영상 편집국장


지난달 24일은 사과데이 또는 애플데이라 한다. 2002년에 학교폭력대책국민협의회가 제안한 사과데이는 사과 향기가 그윽한 10월에 둘(2)이 사과(4)한다는 의미로 10월 24일을 사과를 주고받으며 마음의 말을 나누는 날로 정했다. 학생, 교사, 학부모 등을 대상으로 화해와 용서의 운동을 벌이자는 취지다. 이 날은 직장이나 가정에서도 나로 인해 마음 아팠을 사람에게 사과하고 그 징표로 사과를 보내기도 한다. 사장이 전 직원들에게 빨간 사과를 보내는 직장도 있다한다.


이날을 계기로 우리는 오해와 갈등을 가진 부모와 자식, 부부, 친구, 갑과 을, 노ㆍ사, 여ㆍ야, 이웃사촌이 서로 화해하는 날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는다. 부모 유산을 둔 형제간의 갈등, 문중재산을 둔 친척간의 갈등 등 시골마을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갈등이 이날을 통해 해소되었으면 하는 것이다.


문제는 사과에는 진정성이 답보돼야 한다. 사과하는 이유, 사과해야하는 시기, 사과대상을 모르는 사과는 원인무효인 것이다. 누군가에게 등 떠밀려서, 징계나 비난을 피할 요량으로 시간에 쫓겨하는 사과는 진정성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한 사과는 그 자리를 벗어나면 도루묵이 되고 마는 것이다.


또한 사과를 안 하거나 못하는 사람들도 문제가 있다. 아버지, 직장 상사, 기업체 사장이 권위주의에 빠져 한마디의 사과를 못하는 것이 카리스마가 있는 것이 결코 아니라는 것이다.국가 간에도 마찬가지다.


1970년 12월 7일 빌리 브란트 당시 서독 총리가 폴란드 바르샤바의 유대인 위령탑을 방문해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며 사죄했다. 이 것이 바로  '브란트의 무릎 꿇기(Kniefall in Warschau)'다. 2차 대전 때 나치 치하의 독일이 바로 이웃국가인 폴란드에 온갖 만행을 저질렀다. 브란트 총리는 과거를 사죄하고 폴란드와의 관계를 정상화하기 위해 진솔한 마음으로 무릎을 꿇었다.


일왕 아키히토는 1990년 5월 도쿄를 방문한 노태우 대통령에게 "일본에 의해 초래된 불행한 시기를 생각하며 통석(痛惜)의 염(念)을 금할 길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통석의 염은 애석하고 안타깝게 생각한다는 뜻으로, 사죄의 의미라고 볼 수 없다. 결국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할 줄 모르는 일본이 우리나라와 중국에 대해 도발적인 외교적 마찰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하필 사과데이 다음날 해남부군수와 언어폭력행위 6급 공무원, 홍보담당이 사과 방문을 했다. 진정성을 차치하고 시기를 놓쳐버렸다. 그러나 늦었지만 서두르는 모습이 역력하다. 이것으로 이 사태는 마무리되기를 바라는 속셈이 분명하다. 언론보도가 사실과 다르다고 결론 내려놓고 징계의 종류에도 없는 '훈계'조치해 놓은 채 무슨 이유로 사과는 해 오는 것일까. 차라리 항의방문을 해야 할 일 아닌가.


'감사부서에서 해남군 문화관광과의 행정행위에는 잘못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오히려 해남신문이 오보를 했다. 이를 시정해 주기 바란다. 이러한 반론청구권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는 언론중재위에 제소하는 등 언론피해구제제도를 이용, 끝까지 조치해 나갈 것이다. 1주일 이내로 답을 달라'


해남군민들은 이렇게 원칙적인 해남군정과 당당한 공직자들의 태도를 바라지 않겠는가.


기사원문 출처 - http://www.h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33080